Q. 여랑야랑 시작합니다. 이재명 기자,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선거 후 오늘 송별인사를 하고 당을 떠났어요. 그런데 완전히 떠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.
선거 끝나고 홀연히 사라진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. 2017년 대선 때도 선거가 끝나자마자 외국으로 떠났는데, 이번에도 일단 박수칠 때 떠났습니다.
[영상: 양정철 / 민주연구원장]
너무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주셔서 무섭기도 하고, 두렵기도 하고….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기 때문에 편안하게 당을 떠납니다.
Q. 하지만 대선 때도 떠났다가 돌아온 것처럼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복귀할 거다. 이런 예상인 거군요.
양 원장의 향후 거취를 두고 민주연구원 측은 건강이 나빠져 당분간 병원 치료에 전념하다가 시골 지인 집에 머물 예정이다, 이렇게 밝혔는데요.
오늘 양 원장이 떠나자마자 복귀를 예고한 사람이 있습니다.
[영상: 손혜원 / 열린민주당 최고위원]
양정철이란 사람에 대해서 너무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. 지금 떠난다고 하죠? 제가 보기에 대선을 한 1년 남짓 남겨놓고 아마 그 중간에 수도 없이 들락날락함이 있을 것이고 그 뒤에 들어오겠죠.
Q. 손혜원 의원은 양 원장을 두고 '많이 컸다'면서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잖아요.
이번 총선 과정에서 열린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 자매정당을 자처했는데 그 선을 끊어낸 게 양 원장이었죠. 그 앙금이 깊은 텐데, 어쨌든 양 원장 팀은 이번 총선에서 대승을 거뒀을 뿐 아니라 완벽한 예측력을 보여줬습니다.
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개표가 끝난 뒤 어제 오전 올린 민주당의 마지막 판세 분석표를 보면,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3석을 얻었죠. 보시는 것처럼 소름 돋을 정도로 정확하게 예측했습니다.
Q. 다들 돌아올 거로 보고 있죠. 돌아온다면 언제쯤이 될까요?
양 원장이 지난 대선 때 떠났다가 당에 복귀한 게 총선을 딱 1년 앞둔 지난해 5월이었습니다. 대선이 2022년 3월이니 내년 봄에는 양 원장의 컴백 소식을 전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.
Q. 다음 주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. 선거 끝난 지 이틀밖에 안 됐는데 김진애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어쩌다 사퇴 요구를 받는 건가요?
무슨 문제가 있어서 아니라 같은 친문 진영 내에서 사퇴 요구가 쇄도하고 있습니다.
큰 뜻을 생각해서 사퇴하라, 이미 비례대표 의원을 해보지 않았느냐, 소임 없으면 물러나는 것도 예의다, 이런 식입니다.
Q. 도대체 큰 뜻이 뭐길래 사퇴하라는 건가요?
바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국회 입성을 위해서입니다.
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순번이 김진애 당선자가 1번, 김의겸 전 대변인이 4번이었는데 이번에 3번까지 당선됐죠.
다시 말해 김진애 당선자가 사퇴하면 김의겸 전 대변인이 바로 의원직을 승계하게 됩니다.
흥미로운 건 김진애 당선자도 18대 국회 때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는데, 앞순번이 사퇴해서 1년 반 만에 의원직을 승계했더라고요.
Q. 이게 다 열린민주당 득표율이 저조해서 생긴 일이잖아요?
한 달 전만 해도 손혜원 최고위원은 자신감이 넘쳤었죠.
[영상: 손혜원 /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(지난달 24일, KBS '김경래의 최강시사')]
저는 스무 분 모두를 당선시켜서 교섭단체 만드는 것이 제 목표라고 수도 없이 이야기를 했고요. 반 이상은 당선시킬 자신 있습니다.
하지만 선거가 가까워지자 6명 당선도 힘들겠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는데, 최종 결과는 그 절반밖에 안 됐습니다.
Q. 그런데 김진애 당선자 말고 비례 2번이나 3번이 그만둬도 김의겸 후보가 이어받을 수 있잖아요? 꼭 김 당선자가 그만두라는 건가요
김 당선자는 지난달 후보 면접 과정에서 친문 진영이 듣기에 불편할 수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.
[영상: 김진애 / 열린민주당 당선인 (지난달 22일, 출처: BJ TV)]
솔직히는 문재인 정부가 굉장히 강하기도 하지만 민주당이 좀 약체이기도 해서 항상 그냥 생기는 일에만 허겁지겁한 걸….
제가 총선 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대선을 앞두고 진보 진영 내부의 갈등을 수습하는 게 상당히 중요한 과제일 것 같습니다.
Q. 오늘도 소식 하나를 더 준비했죠? 이준석 후보의 모습이 보이는데, 이 후보가 사전투표 의혹을 제기했나요?
그 반대입니다. 통합당 후보가 패한 박빙 지역구를 보면 막판에 개표한 사전투표에서 진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.
서울 광진을만 봐도 당일 투표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5000표 이상 앞섰는데, 사전투표함이 열리자 고민정 후보가 7000표 이상 달아나면서 결국 승부가 뒤집혔습니다.
Q. 그런데 이 사전투표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건가요?
보수 유튜브를 중심으로 사전투표는 조작 가능성이 크니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퍼졌습니다. 한번 들어보시죠.
[영상: 공명성명지원단 관계자 (출처: 혜숙TV)]
개표할때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그런 소지가 많기 때문에 절대 사전투표를 하면 안된다. 이것은 온 국민들이 인식해야 합니다.
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런 보수 유튜브에게 휘둘린 게 이번 선거 패인의 하나라고 지적한 겁니다.
[영상: 이준석 /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(KBS '김경래의 최강시사')]
유튜버들한테 휘둘리는 이런 수준의 정당은 이제 안 되죠. 사전투표 부정 맞지?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지고도 정신 못 차리는 겁니다.
Q. 하지만 사전투표에 보수가 많이 참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본 투표에 많이 참여했으니 결국 결과는 달라지지 않은 것 아닌가요?
맞습니다. 이준석 최고위원이 지적하려는 건 사안을 정확하게 보지 않으려는 보수 유튜브들에게 당의 여론이 휘둘리는 현실일 겁니다.
오늘의 한마디는 '새 출발의 전제는 균형감의 회복' 이렇게 정했습니다.
Q. 국민의 마음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 좌표를 놓쳐버리면서 통합당이 엉뚱한 데에 서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.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.